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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카페 옆자리의 학생이

아미노산의 종류와 분류를 암기하고 있다.

아미노산을 사랑하게 된 눈빛도 아니었고

아미노산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도

없는 듯 보였으나

자신의 머리를 한 움큼 쥔 채

테이블에 반쯤 기대 누운 모습이

무언가에 도달하려 애쓰는 듯 보였다.

열망하는 일이 있고

그 열망으로 자신이 괴롭다면

왜 나는 이것을 원하는지

되물어야 한다.

열망이 거대할수록

기쁨과는 멀어지기 쉽다.

소박한 열망이 주는 것은 대부분

갈증이 날 때 마시는

물 한 잔과 닮아있을 뿐이다.

너무 애쓰지 마라.

숨차게 뛰지 않고도 너의 미래에

물 한 잔 정도의 기쁨은

항상 곁에 있을 것이다.

아미노산도. 너도. 우리도.

이 새벽이 그저 행복할 수 있다.

그게 인생이 아니라면

이 도시에서 알을 낳는 새들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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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 225-5201

아파트 입구 슈퍼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아기를 가졌을 때

아기 옷을 선물 했었다.

부지런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에

아기를 더해 상상하니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

이제 그 아기가 자라

곰이 그려진 빨간 가방을 선물하니

배꼽 인사를 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사랑해주는

다애가 이 늦은 여름밤에

슈퍼 앞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다애는 우리 동네 모두의 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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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226-9582

오늘도 새벽 산책.

떨어진 새의 깃털과

이미 저버린 꽃들을 지나

길가의 돌에게 잠시 인사.

어제는 온종일

‘노동’에 대하여 생각.

‘공정하지 못한 것’에 관하여 묵상.

‘자본주의’의 잔인성을 슬퍼함.

이 세상의 모든 불의에게

문득 묻고 싶었다.

*너는 나의 형제인가.

고요한 나무들과

살아남은 화단의 딸기와

고통에 빠진 얼굴로 출근하는 사람들.

내가 아닌 모든 것에게 감사.

*빛 가운데 산다고 하면서 형제를 미워하면 아직도 어두움 속에 사는 사람입니다.

(요한일서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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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491-3169

오늘이 지나면 재활용이나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선거 벽보가

남동풍이 부는 새벽 거리에 가득하다.

국회의원이 최저시급을 받으며

근무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봉사로 채워야 하는 일이라면

후보가 없어 선거를 치를 수 없겠지.

왜 우리는 돈이 필요할 때

건물 청소를 하고 돈을 벌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식당에서 일해서

남는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고

당당하게 설명할 수 없는가.

왜 우리는 단지 밥을 먹기 위해 노동할 때도

우아하고 안전한 무엇인가만을 원하는가.

노동은

살기 위해 하는 모든 정당한 노동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윤영배 아저씨의 노래를 들으며

무수한 양떼구름.

남동풍이부는 습도 86%의 도시.

이른 아침, 노동 속에 놓인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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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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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473-9758

지하철 옆자리의 아가씨가

내 원피스 자락을 사뿐히 깔고 앉아

잠을 잔다.

그 잠이 어찌나 편안한지

보고 있는 나는 어쩐지 미안하고 안쓰럽다.

집 밖에서의 편안한 잠은

왜 마음을 글썽이게 하는가.

내려야 할 정거장이 지나가도

이 잠을 깨우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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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바람에 흔들릴 때.

그 흔들림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내 발 앞에 당도할 때.

나비 하나 내 어깨에 앉아 쉴 때.

혼자 울고 있는 사람을 발견할 때.

그렇게

우연이라 여길 수 없는 순간들을 목격할 때.

ê²°êµ­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라 지나칠 수 없을 때.

그저 기도하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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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그 사람의 손을 잡고 나가

딸기를 보여 주었더니

나뭇잎으로 잘 가려놓으란다.

– 그럼 저녁에 내가.

하고 웃으며 버스를 타는 그 사람에게

나는 얼른 문자를 보냈다.

– 딸기 따오면 절교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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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 234-3502

아파트 입구 화단에서

산딸기를 보았다.

낮게 뻗은 줄기는 길고 긴데

열린 것은 단 한 알 뿐이었다.

어여쁘고, 기특해서

사진을 남겼지만

숨겨주고 싶은 동물을 만난 듯

마음이 떨려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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